나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 느비예트가 여기까지 찾아왔다고?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라. 대체 언제부터 기다린 거지? 그런데 무언가 이상했다. 새벽 거리엔 간간이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있는데도… 주민들의 표정이 너무나도 평온한 것이다. 최고 심판관이 거리 한복판에 나타났는데. 마치 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듯이……. 그를 자세히 살피고 나서야 깨달을 수 있었...
갑자기 뭐가 부숴진 거지? 눈을 휘둥그레 뜨고 느비예트 쪽의 소파를 살펴보는데, 그에게서 탁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라이오슬리, 공작… 말입니까.” “응. 아는 사이야?” 말하고 보니 좀 바보같은 질문이었다. 최고 심판관과 감옥의 관리인인데, 모르는 사이일리가 없잖아? 그래서 곧장 질문을 바꿨다. “그 남자, 어떤 스타일 좋아하는지 알아?” 잠시 침묵하던...
그리고 그 다음날은 치오리 부티크의 프리미엄 신상 드레스였다. 발신인은 모두 ‘당신의 레비로부터’였다. 잿빛의 강에 번쩍번쩍 화려한 드레스가 줄줄이 배달된 것은 근래 본 것 중에 가장 어처구니없는 광경이었다. 첨엔 그러려니 했는데, 이쯤되니 궁금해졌다. 얘가 지금 시위하나? 아님 잿빛의 강에 산다니까 불쌍해 보인 건가? 돈을 좋아하긴 하지만, 근래 생트를 ...
엇, 난 주춤 발걸음을 물렸다. 슬럼가에서 귀한 걸 구했다고 소리를 내버리다니. 순간 너무 놀라서 실수했다. 잿빛의 강 주민 중 하나인 파우스티에가 바로 말을 걸어왔다. “리아. 너 그거 어디서 구했어. 설마 훔친 거냐?” 그 근처에 있던 바텐더 테토가 이어 말을 얹었다. “파우스티에. ‘잿빛의 독사’가 그렇게 평범한 방법을 쓸 것 같아? 암표상을 조져서 ...
설마, 우는 거야? 나 때문에? 나로 인해 동요하는 건 달갑지만, 우는 건 좀 곤란한데. 왜냐면 난 지금 느비예트를 덮치러 왔기 때문이다. ‘사람이 양심이 있지.’ 바깥을 보며 가만히 미간을 좁히고 있자, 느비예트가 사과를 해온다. “…비를, 싫어하십니까. 죄송합니다.” “으응? 괜찮아. 어차피 실내에 있는데 뭐. 상관없어. 그러니까…” 계속 울라고 해야 ...
잿빛의 강에 거주하는 비트루비아는 명석한 두뇌를 가진 법률 자문가다. 각진 안경 속 앙칼진 눈매. 높게 묶은 머리. 새침하게 낀 팔짱과 시니컬한 표정은 빈틈 하나 없어 보이지만, 사실 난 그녀의 이면을 어느정도 알고 있다. 이를테면 이곳 슬럼가에서 제일 고고한 척 하지만 책상 아래 숨긴 양말엔 구멍이 나 있다는 것 정도. 비트루비아는 날 ‘그만 좀 왔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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